헥사곤 한국현대미술선 마흔두 번째, 정상곤 작가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크게 페인팅과 판화, 디지털 작업의 두가지 챕터로 구성되었고 작가가 첫 개인전을 열었던 1990년부터 근래의 작업까지 약 130여점의 작품이 수록되었습니다.
작가의 페인팅 풍경화는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섬세한 묘사와 함께 일부분 또는 요소를 지우면서 관람자를 실재와 허구가 교차되는 시점으로 이끕니다. 이는 곧 시각적 정보로 존재하는 실제 풍경과, 사람들이 이를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하여 인지하는 일련의 과정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디지털과 판화 작업 역시 우리가 일상에서 목격하는 사물이나 형상을 활용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눈에 보이는 현상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우리 문명 또는 사회에서의 단면, 속성, 실체를 화면에 함께 담아 내면서 우리가 시각으로 인지하는 표면적 형상에 의미론적 깊이를 겹쳐 보이게 합니다. 이러한 시각과 지각의 아이러니는 관람자에게 독특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
42nd of the Hexagon Korean Contemporary Art Series, We introduce the work of Chung Sang-gon. The book is consists of two chapters: painting and printing, digital work, it includes about 130 works from 1990 when the artist opened his first individual exhibition to recent works. The artist’s landscape paintings, along with vivid colors and delicate descriptions, lead viewers to cross-reality and fiction by erasing parts or elements. It gives us an opportunity to rethink the real world of visual information, and the sequence of processes that people perceive by taking it and interpreting it. Digital and engraving also leverage the objects or shapes we see in our daily lives to bring together visible phenomena and the aspects, attributes, and entities that exist behind them, on the screen, to superimpose the semantic depth to the surface shape we perceive from our vision. This irony of perspective and perception gives viewers a unique and interesting experience.
정상곤 / 한국현대미술선 42
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 1
<Skin deep – Minuscape>은 여러 겹의 디지털 이미지의 다양한 조합으로 제작한 풍경 연작들이며, 여기에서 “Minuscape”은 결핍의 풍경이란 의미로 내가 만든 조어이다. 작업 과정에서 풍경의 일부를 지우거나 포토샵 레이어 전체를 삭제하는 행위는 나의 작품세계 전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들에서 지우는 행위는 정치적 혹은 개념적 이유보다는 감각적 혹은 감성적인 이유에서 이루어졌다. 디지털 출력에서조차 이미지와 종이와의 만남, 텍스처, 혹은 잉크의 번짐, 가벼운 압력, 얇고 가벼운 종이의 주름 등이 중요하게 작용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물질의 문제, 즉 고통과 그것을 이겨내려는 인간의 의지… 작게는 나의 감각 기관인 얇은 피부로 인식하고 또 감내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듯하다.
# 2
나는 최근 5년 동안 신문, TV 등 대중매체에 게재된 기사와 사건 장면들을 인용(Quotation)하여 보여줌으로써 나와 나의 주변 그리고 우리 문화권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일련의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환경과 문화, 역사와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루는 것은 작품에 사회를 반영하고 그 내용을 가지고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자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시에 ‘나와 우리’의 상대적 개념으로 파악되는 타인과 타 국가 혹은 다른 문화권과 공감하고 교류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와 동질성을 발견하거나 혹은 서로 다름을 강조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동시대적인 소통을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상곤 / 작가노트 중에서
서평
화가이자 판화가인 정상곤은 실재와 허구의 경계에 존재하는 극적이고 유기적인 풍경을 창조해낸다. 그가 그려내는 특정한 풍경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기보다, 오히려 경험적이며 인본주의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을 묘사하는 것에 가깝다. 이는 관람객들에게 독자적인 개인적 경험을 안겨준다.
정상곤의 작업 과정은 신체와 감정의 연장으로서의 붓과 함께 이루어지는, 극단적으로 감각적인 것이다. 능수능란한 붓의 획은 물감의 두꺼운 질감에 살을 붙인다. 이러한 선들의 생동감과 에너지는, 조그마한 풀잎 한 가닥부터 더 장대하게는 두꺼운 잎사귀와 폭포수로 이어지는 자연과 공명한다. 정상곤의 그림은 그의 경험적인 삶의 방식을 반영하고 그의 감각을 물질화한다. 그의 작업실 자체가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데, 정상곤은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받은 영감을 그려낸다. 그의 작업은 우선 연필로 선을 스케치한 뒤 캔버스를 옮겨서 테이블 위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작업 안에서 형태는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이는 다양한 관점을 가능하게 하여, 수직적인 이젤 작업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표면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 카샤 힐더브란드 / 갤러리스트
목차
● Works
페인팅
판화ㆍ디지털
● Text
정상곤의 페인팅
Chung, Sang-Gon’s Painting Works
정상곤 – 깊은 피부
Sanggon – Skin/Deep
표면과 깊이가 상호작용하는 풍경
A Landscape: Interaction between Surface and Depth
〈나의 일상과 문화에 대한 7개 채집〉이 남긴 얼룩들
Traces Left From the ‘Seven Gathered Items about Me and My Everyday Iife and Culture’
현상
작가노트
프로필
저자소개
정상곤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판화 석사과정을 졸업, 1900년 제 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35회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풍경화 페인팅 작업과 판화, 디지털 작업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과 그 이면의 속성, 의미, 실체를 조명하는 작업을 주로 해오고 있다. 2018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제판화 트레인날레 그랑프리(Grand Prix) 등 국내외 미술제, 트리엔날레에서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으며 현재 동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도서] 정상곤 / 한국현대미술선 42
정상곤 (한국현대미술선 42) / 정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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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헥사곤 한국현대미술선 마흔두 번째, 정상곤 작가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크게 페인팅과 판화, 디지털 작업의 두가지 챕터로 구성되었고 작가가 첫 개인전을 열었던 1990년부터 근래의 작업까지 약 130여점의 작품이 수록되었습니다.
작가의 페인팅 풍경화는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섬세한 묘사와 함께 일부분 또는 요소를 지우면서 관람자를 실재와 허구가 교차되는 시점으로 이끕니다. 이는 곧 시각적 정보로 존재하는 실제 풍경과, 사람들이 이를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하여 인지하는 일련의 과정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디지털과 판화 작업 역시 우리가 일상에서 목격하는 사물이나 형상을 활용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눈에 보이는 현상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우리 문명 또는 사회에서의 단면, 속성, 실체를 화면에 함께 담아 내면서 우리가 시각으로 인지하는 표면적 형상에 의미론적 깊이를 겹쳐 보이게 합니다. 이러한 시각과 지각의 아이러니는 관람자에게 독특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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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nd of the Hexagon Korean Contemporary Art Series, We introduce the work of Chung Sang-gon. The book is consists of two chapters: painting and printing, digital work, it includes about 130 works from 1990 when the artist opened his first individual exhibition to recent works. The artist’s landscape paintings, along with vivid colors and delicate descriptions, lead viewers to cross-reality and fiction by erasing parts or elements. It gives us an opportunity to rethink the real world of visual information, and the sequence of processes that people perceive by taking it and interpreting it. Digital and engraving also leverage the objects or shapes we see in our daily lives to bring together visible phenomena and the aspects, attributes, and entities that exist behind them, on the screen, to superimpose the semantic depth to the surface shape we perceive from our vision. This irony of perspective and perception gives viewers a unique and interesting experience.
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 1
<Skin deep – Minuscape>은 여러 겹의 디지털 이미지의 다양한 조합으로 제작한 풍경 연작들이며, 여기에서 “Minuscape”은 결핍의 풍경이란 의미로 내가 만든 조어이다. 작업 과정에서 풍경의 일부를 지우거나 포토샵 레이어 전체를 삭제하는 행위는 나의 작품세계 전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들에서 지우는 행위는 정치적 혹은 개념적 이유보다는 감각적 혹은 감성적인 이유에서 이루어졌다. 디지털 출력에서조차 이미지와 종이와의 만남, 텍스처, 혹은 잉크의 번짐, 가벼운 압력, 얇고 가벼운 종이의 주름 등이 중요하게 작용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물질의 문제, 즉 고통과 그것을 이겨내려는 인간의 의지… 작게는 나의 감각 기관인 얇은 피부로 인식하고 또 감내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듯하다.
# 2
나는 최근 5년 동안 신문, TV 등 대중매체에 게재된 기사와 사건 장면들을 인용(Quotation)하여 보여줌으로써 나와 나의 주변 그리고 우리 문화권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일련의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환경과 문화, 역사와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루는 것은 작품에 사회를 반영하고 그 내용을 가지고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자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시에 ‘나와 우리’의 상대적 개념으로 파악되는 타인과 타 국가 혹은 다른 문화권과 공감하고 교류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와 동질성을 발견하거나 혹은 서로 다름을 강조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동시대적인 소통을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상곤 / 작가노트 중에서
서평
화가이자 판화가인 정상곤은 실재와 허구의 경계에 존재하는 극적이고 유기적인 풍경을 창조해낸다. 그가 그려내는 특정한 풍경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기보다, 오히려 경험적이며 인본주의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을 묘사하는 것에 가깝다. 이는 관람객들에게 독자적인 개인적 경험을 안겨준다.
정상곤의 작업 과정은 신체와 감정의 연장으로서의 붓과 함께 이루어지는, 극단적으로 감각적인 것이다. 능수능란한 붓의 획은 물감의 두꺼운 질감에 살을 붙인다. 이러한 선들의 생동감과 에너지는, 조그마한 풀잎 한 가닥부터 더 장대하게는 두꺼운 잎사귀와 폭포수로 이어지는 자연과 공명한다. 정상곤의 그림은 그의 경험적인 삶의 방식을 반영하고 그의 감각을 물질화한다. 그의 작업실 자체가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데, 정상곤은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받은 영감을 그려낸다. 그의 작업은 우선 연필로 선을 스케치한 뒤 캔버스를 옮겨서 테이블 위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작업 안에서 형태는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이는 다양한 관점을 가능하게 하여, 수직적인 이젤 작업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표면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 카샤 힐더브란드 / 갤러리스트
목차
● Works
페인팅
판화ㆍ디지털
● Text
정상곤의 페인팅
Chung, Sang-Gon’s Painting Works
정상곤 – 깊은 피부
Sanggon – Skin/Deep
표면과 깊이가 상호작용하는 풍경
A Landscape: Interaction between Surface and Depth
〈나의 일상과 문화에 대한 7개 채집〉이 남긴 얼룩들
Traces Left From the ‘Seven Gathered Items about Me and My Everyday Iife and Culture’
현상
작가노트
프로필
저자소개
정상곤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판화 석사과정을 졸업, 1900년 제 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35회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풍경화 페인팅 작업과 판화, 디지털 작업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과 그 이면의 속성, 의미, 실체를 조명하는 작업을 주로 해오고 있다. 2018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제판화 트레인날레 그랑프리(Grand Prix) 등 국내외 미술제, 트리엔날레에서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으며 현재 동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책 미리보기
ISBN : 979-11-89688-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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