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사곤 한국현대미술선 마흔번째 책은 김홍식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김홍식은 산책자(Flâneur)의 관점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라본다. 작가는 우리 시대의 풍경과 시간, 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의 예술, 하나하나의 요소에 각자의 시선을 차곡차곡 쌓아 하나의 작품으로 담아낸다. 이 책은 1997년 부터 최근까지 이어지는 작가의 작업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김홍식 작가의 작업 세계를 또 하나의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Fortieth Artbook is now published. 「Kim, Hong-Shik / Korean Contemporary Art Book Series 40」 introduces Kim, Hong-Shik’s works and stories. Artist defines herself as Flâneur and observes our world, time and people as well as the ‘art’. All these entities along with the gaze of individuals and herself are combined together as her work. This book introduces her works since 1997 to recent ones.
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1998년 이전까지의 나의 작업들은 전통적인 판화의 내용이나 기법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원판의 재질에 새겨지는 각인의 깊이, 밀도, 질감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2001년부터는 알루미늄 원판을, 그리고 2004년부터는 스테인리스 스틸 원판 자체를 작품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전통적인 판화는 생산수단으로써의 원판은 버려지고 그 결과물만이 작품이 되지만, 나의 작품에서는 원판과 제작과정 그리고 결과물이 하나로 통합된다. 즉, 내 작품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나 과정들이 그 자체로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판화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또한 작품의 표현 수단으로써 사진을 전용(appropriation)하고 있는데, 사진은 시각의 특수성, 완벽한 재현성, 복제 가능성 등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를 포지티브 판(Positive plate)이나 스테인리스 스틸판에 전사하여 포토 에칭(Photo etching)이라 불리는 원판을 제작한 후 이를 내 의도에 맞게 작품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내 의도에 맞게 촬영된 사진 이미지를 알루미늄판이나 스테인리스 스틸판에 전사한 후 부식시켜 얻어진 요철 화면은 그 자체의 물성 그대로 작품의 구성요소가 되며, 부식에 의한 깊이감이나 섬세한 질감의 조절 등을 통해 판화뿐만 아니라 회화나 조각 등의 표현도 얼마든지 가능해지는 것이다.
동시대 미술에 있어서 미디엄의 개념은 작품의 표현 수단이나 매체로써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형식 혹은 목적으로 전이되고 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그동안 나의 작업에서 사용된 사진과 판화의 방법론들은 통합된 미디엄(Synthetic Medium)적 접근을 통해 새롭게 발전되고 또 확장되어 나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 2018 김홍식
서평
김홍식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도시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 변화 안에 가려져있는, 또는 함몰되어가는 장소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면서 오래된 동네인 통의동이나 성북동, 중국 베이징 지역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담아낸다. 이후 산책자 김홍식은 군중에게 매혹당하게 되는 박물관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그 집단 안의 존재로 때론 그들과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관찰하는 산책자의 시선으로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런 발걸음의 시작은 박물관 시리즈 작업을 끌어내게 된다. 제도화된 특정 공간과 군중의 관계에 시선을 멈추게 하는 이 작업들은 다수에 대한 소수로서, 적극적 참여자에 대한 수동적 관조자로서의 산책자의 눈을 빌어 과거의 파편화된 기억을 불러내는 회로의 역할을 한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미술관 시리즈에서 작가는 제도화된 특정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틀’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틀의 안과 밖이라는 양면의 특성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군중에게 매혹당한 집단의 일원인 동시에 그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관찰하는 산책자의 양면적 존재로서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김성희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 2015 전시서문 중에서
Flâneur in Museum_Orsay, 2016-2017
Painted ink, Urethane & Silkscreen on embossed stainless steel 117×78cm
Flâneur in Rome, 2017
Painted ink, Urethane & Silkscreen on embossed stainless steel 143×99cm
저자소개
김홍식
작가, 조형예술학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同대학원을 졸업한 작가이자 조형예술학 박사이다. 김홍식은 사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는 평면 및 설치 작업을 하는 작가로 도시 혹은 도시 근교에 밀집해 살고 있는 현대인의 일상의 삶 등을 자신의 시선을 통해 투영해 낸다. 자신을 ‘도시의 산책자(Flâneur)’라 칭하며 도시를 산책하고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들을 기록하던 김홍식은 ‘바라봄’이라는 행위의 극을 경험하는 미술관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작품으로 향하는 군중들의 시선들을 담아내면서 다양한 시선의 레이어를 제안하는 고유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안에서 ‘예술작품’이라고 규정지어진 오브제를 금빛 틀로 영역화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군중들의 시선을 자신의 ‘예술작품’으로 포착하여 다시 구성한다. 예술작품을 규정하는 시대의 시선, 그 예술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미술관의 시선, 예술작품을 바라보고 있는 관중들의 시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응시하는 작가 자신의 시선이 포개어진 김홍식의 작품에는 수많은 시선과 시간의 겹들이 겹치며 공간의 확장을 경험하게 한다.
작품은 카메라로 이미지를 담아낸 후 주로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부식 기법, 실크 스크린으로 금박의 액자를 프린팅 하여 가치를 상징화, 붓으로 그린 금색 안료층 등 독특한 기법으로 표현한다. 거기에 액자 틀의 레이어 등이 쌓이며 ‘겹’의 의미를 조형적으로 완성하고 혼용 & 중첩되어 통합된 미디엄 (Synthetic Medium)이 강조되는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방식을 취한다.
2017년 환기미술관, 2015년 캔파운데이션, 2013년 금호미술관 등 다수의 개인전과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포항 시립 미술관등 등의 국내 다수의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바티 칸미술관, 홍콩 아트바젤, 시카고 엑스포 등 해외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이화여대, 중앙대, 단국대 등에 출강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한국 천주교 순교 박물관, 파리 외방선교회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ISBN : 97911-89688-06-6
[도서] 김홍식 / 한국현대미술선 040
김홍식 (한국현대미술선 40) / 김홍식
책 소개
헥사곤 한국현대미술선 마흔번째 책은 김홍식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김홍식은 산책자(Flâneur)의 관점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라본다. 작가는 우리 시대의 풍경과 시간, 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의 예술, 하나하나의 요소에 각자의 시선을 차곡차곡 쌓아 하나의 작품으로 담아낸다. 이 책은 1997년 부터 최근까지 이어지는 작가의 작업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김홍식 작가의 작업 세계를 또 하나의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Fortieth Artbook is now published. 「Kim, Hong-Shik / Korean Contemporary Art Book Series 40」 introduces Kim, Hong-Shik’s works and stories. Artist defines herself as Flâneur and observes our world, time and people as well as the ‘art’. All these entities along with the gaze of individuals and herself are combined together as her work. This book introduces her works since 1997 to recent ones.
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1998년 이전까지의 나의 작업들은 전통적인 판화의 내용이나 기법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원판의 재질에 새겨지는 각인의 깊이, 밀도, 질감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2001년부터는 알루미늄 원판을, 그리고 2004년부터는 스테인리스 스틸 원판 자체를 작품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전통적인 판화는 생산수단으로써의 원판은 버려지고 그 결과물만이 작품이 되지만, 나의 작품에서는 원판과 제작과정 그리고 결과물이 하나로 통합된다. 즉, 내 작품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나 과정들이 그 자체로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판화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또한 작품의 표현 수단으로써 사진을 전용(appropriation)하고 있는데, 사진은 시각의 특수성, 완벽한 재현성, 복제 가능성 등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를 포지티브 판(Positive plate)이나 스테인리스 스틸판에 전사하여 포토 에칭(Photo etching)이라 불리는 원판을 제작한 후 이를 내 의도에 맞게 작품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내 의도에 맞게 촬영된 사진 이미지를 알루미늄판이나 스테인리스 스틸판에 전사한 후 부식시켜 얻어진 요철 화면은 그 자체의 물성 그대로 작품의 구성요소가 되며, 부식에 의한 깊이감이나 섬세한 질감의 조절 등을 통해 판화뿐만 아니라 회화나 조각 등의 표현도 얼마든지 가능해지는 것이다.
동시대 미술에 있어서 미디엄의 개념은 작품의 표현 수단이나 매체로써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형식 혹은 목적으로 전이되고 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그동안 나의 작업에서 사용된 사진과 판화의 방법론들은 통합된 미디엄(Synthetic Medium)적 접근을 통해 새롭게 발전되고 또 확장되어 나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 2018 김홍식
서평
김홍식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도시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 변화 안에 가려져있는, 또는 함몰되어가는 장소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면서 오래된 동네인 통의동이나 성북동, 중국 베이징 지역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담아낸다. 이후 산책자 김홍식은 군중에게 매혹당하게 되는 박물관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그 집단 안의 존재로 때론 그들과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관찰하는 산책자의 시선으로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런 발걸음의 시작은 박물관 시리즈 작업을 끌어내게 된다. 제도화된 특정 공간과 군중의 관계에 시선을 멈추게 하는 이 작업들은 다수에 대한 소수로서, 적극적 참여자에 대한 수동적 관조자로서의 산책자의 눈을 빌어 과거의 파편화된 기억을 불러내는 회로의 역할을 한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미술관 시리즈에서 작가는 제도화된 특정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틀’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틀의 안과 밖이라는 양면의 특성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군중에게 매혹당한 집단의 일원인 동시에 그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관찰하는 산책자의 양면적 존재로서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김성희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 2015 전시서문 중에서
저자소개
김홍식
작가, 조형예술학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同대학원을 졸업한 작가이자 조형예술학 박사이다. 김홍식은 사진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는 평면 및 설치 작업을 하는 작가로 도시 혹은 도시 근교에 밀집해 살고 있는 현대인의 일상의 삶 등을 자신의 시선을 통해 투영해 낸다. 자신을 ‘도시의 산책자(Flâneur)’라 칭하며 도시를 산책하고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들을 기록하던 김홍식은 ‘바라봄’이라는 행위의 극을 경험하는 미술관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작품으로 향하는 군중들의 시선들을 담아내면서 다양한 시선의 레이어를 제안하는 고유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안에서 ‘예술작품’이라고 규정지어진 오브제를 금빛 틀로 영역화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군중들의 시선을 자신의 ‘예술작품’으로 포착하여 다시 구성한다. 예술작품을 규정하는 시대의 시선, 그 예술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미술관의 시선, 예술작품을 바라보고 있는 관중들의 시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응시하는 작가 자신의 시선이 포개어진 김홍식의 작품에는 수많은 시선과 시간의 겹들이 겹치며 공간의 확장을 경험하게 한다. 작품은 카메라로 이미지를 담아낸 후 주로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부식 기법, 실크 스크린으로 금박의 액자를 프린팅 하여 가치를 상징화, 붓으로 그린 금색 안료층 등 독특한 기법으로 표현한다. 거기에 액자 틀의 레이어 등이 쌓이며 ‘겹’의 의미를 조형적으로 완성하고 혼용 & 중첩되어 통합된 미디엄 (Synthetic Medium)이 강조되는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방식을 취한다. 2017년 환기미술관, 2015년 캔파운데이션, 2013년 금호미술관 등 다수의 개인전과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포항 시립 미술관등 등의 국내 다수의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바티 칸미술관, 홍콩 아트바젤, 시카고 엑스포 등 해외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이화여대, 중앙대, 단국대 등에 출강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한국 천주교 순교 박물관, 파리 외방선교회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ISBN : 97911-89688-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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