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사곤은 갤러리 아트스페이스3과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로, 새로운 기획 시리즈 「아트스페이스3」을 출간한다. 아트스페이스3에서 전시를 통해 대중을 만나는 작가들의 작품과 전시장 스케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한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아트스페이스3」시리즈의 첫번째 책은 나무를 소재로 작업하는 조각가 나점수 작가를 소개한다.
Hexagon is launching new series, ‘ARTspace3’ as one of our newly developed projects. This is a collaboration project with ARTspace3, one of the finest gallery in Seoul. Publications in this series will introduce artist and their works in the exhibition which ARTspace3 holds.
In the first book, you can meet Na, Jeomsoo’s delicate sculpture and installation based on woods and natural materials. Latest exhibition held at ARTspace3.
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언젠가 사막의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공간에 홀로 서서 ‘시’라고 독백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전시를 이루는 공간에 대한 내 시선은 ‘공간은 시’ 라는 전제 위에 있으며, 현상하는 세계에 대해 ‘알 수 없다’라는 자기 고백에 이르게 된다.
자연을 보는 것 그것은 언제나 총체적 직관으로 알아차리는 과정이고 대상도 주체도 없는 동同과 화和의 시간이다. 굳이 자연과 예술에 대해 말하자면 ‘예술의 본질은 질문이 아닌 동화同和에 있고 자연自然의 이치理致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론論으로 밝힐 수 없는 선험先驗과 후험後驗의 경이驚異 앞에 나서는 성찰적 태도를 예도藝道로 여긴다.
無名 나무, 철 100×180×137(h)cm 2018
無名 나무에 채색 116×88×16.5(d)cm 2018
서평
조각가 나점수가 보여주는 ‘역설의 아름다움’은 관객들을 늘 설레게 한다. 그의 작품 앞에 서 있을 때 얻는 기쁨은 말로 쉽게 설명되지 않기에 더욱더 그러하다. 형상을 지우기 위해 형상을 구축하고, 공간을 점거하지 않기 위해 공간을 압도하고, 말하지 않기 위해 시詩를 드러내며, 조각의 기념비성을 정복하기 위해 쓰러진 나무를 당당히 세우는 그의 작업을 혀와 뇌의 역량을 빌려 온전히 설명한다는 것은 어쩌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역설 중에 이런 역설이 없고, 아름다움 중에 또 이런 아름다움이 없다.
그의 조각 행위는 이러한 역설의 실천이다. 의식意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동보다는 무한히 반복되는 무상적無償的 노동으로 질료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나무를 사랑하기 위해 푸르름을 다한 나무의 처연한 죽음을 작업실로 데려온다. 그리고 작가는 나무에 아프지 않은 상처를 내고, 힘들지 않은 ‘서 있음’과 ‘기욺’을 제안한다. 여기에 종종 용접된 쇠붙이를 쓰긴 하는데, 그것은 그저 나무의 어떤 ‘상태’를 돕기 위해 결부된 것일 뿐이다. 그 상태는 다름 아닌 ‘자연의 심리적 균형’이다. 일전에 김영기 선생이 말했듯, 이 근원적인 ‘한결’의 정중동靜中動(고요한 가운데 움직이는 모습)은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됨으로써 선禪의 화畵를 이루는 것’이다. 자연과의 일체감에서 오는 화畵는 결국 불균형의 사라짐으로 인한 화和로 귀결된다.
이재걸 / 미술비평
저자소개
나점수
1969년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추상조각과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소개하고있으며 나무를 비롯한 자연 소재를 주로 활용한다. 200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을 열었다.
[도서] 나점수 / 아트스페이스3
나점수(아트스페이스3 #1) / 아트스페이스3
책 소개
헥사곤은 갤러리 아트스페이스3과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로, 새로운 기획 시리즈 「아트스페이스3」을 출간한다. 아트스페이스3에서 전시를 통해 대중을 만나는 작가들의 작품과 전시장 스케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한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아트스페이스3」시리즈의 첫번째 책은 나무를 소재로 작업하는 조각가 나점수 작가를 소개한다.
Hexagon is launching new series, ‘ARTspace3’ as one of our newly developed projects. This is a collaboration project with ARTspace3, one of the finest gallery in Seoul. Publications in this series will introduce artist and their works in the exhibition which ARTspace3 holds.
In the first book, you can meet Na, Jeomsoo’s delicate sculpture and installation based on woods and natural materials. Latest exhibition held at ARTspace3.
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언젠가 사막의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공간에 홀로 서서 ‘시’라고 독백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전시를 이루는 공간에 대한 내 시선은 ‘공간은 시’ 라는 전제 위에 있으며, 현상하는 세계에 대해 ‘알 수 없다’라는 자기 고백에 이르게 된다.
자연을 보는 것 그것은 언제나 총체적 직관으로 알아차리는 과정이고 대상도 주체도 없는 동同과 화和의 시간이다. 굳이 자연과 예술에 대해 말하자면 ‘예술의 본질은 질문이 아닌 동화同和에 있고 자연自然의 이치理致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론論으로 밝힐 수 없는 선험先驗과 후험後驗의 경이驚異 앞에 나서는 성찰적 태도를 예도藝道로 여긴다.
서평
조각가 나점수가 보여주는 ‘역설의 아름다움’은 관객들을 늘 설레게 한다. 그의 작품 앞에 서 있을 때 얻는 기쁨은 말로 쉽게 설명되지 않기에 더욱더 그러하다. 형상을 지우기 위해 형상을 구축하고, 공간을 점거하지 않기 위해 공간을 압도하고, 말하지 않기 위해 시詩를 드러내며, 조각의 기념비성을 정복하기 위해 쓰러진 나무를 당당히 세우는 그의 작업을 혀와 뇌의 역량을 빌려 온전히 설명한다는 것은 어쩌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역설 중에 이런 역설이 없고, 아름다움 중에 또 이런 아름다움이 없다.
그의 조각 행위는 이러한 역설의 실천이다. 의식意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동보다는 무한히 반복되는 무상적無償的 노동으로 질료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나무를 사랑하기 위해 푸르름을 다한 나무의 처연한 죽음을 작업실로 데려온다. 그리고 작가는 나무에 아프지 않은 상처를 내고, 힘들지 않은 ‘서 있음’과 ‘기욺’을 제안한다. 여기에 종종 용접된 쇠붙이를 쓰긴 하는데, 그것은 그저 나무의 어떤 ‘상태’를 돕기 위해 결부된 것일 뿐이다. 그 상태는 다름 아닌 ‘자연의 심리적 균형’이다. 일전에 김영기 선생이 말했듯, 이 근원적인 ‘한결’의 정중동靜中動(고요한 가운데 움직이는 모습)은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됨으로써 선禪의 화畵를 이루는 것’이다. 자연과의 일체감에서 오는 화畵는 결국 불균형의 사라짐으로 인한 화和로 귀결된다.
이재걸 / 미술비평
저자소개
1969년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추상조각과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소개하고있으며 나무를 비롯한 자연 소재를 주로 활용한다. 200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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