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페달을 밟고 달리며 만난 55일의 풍경, 그리고 사라지고 채워지는 것들
이 책은 사진작가 양동준이 자전거 ‘피터’와 도자 고양이 ‘폴 앤 메리’를 싣고 55일 동안 3,000여 km를 달리며 기록한 포토 에세이입니다. 민통선 고요한 들판에서 시작해 동해 파도 소리를 지나 제주 돌문화공원에서 16일을 머물고, 다시 땅끝마을과 서해안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그의 여정은 단순한 자전거 일주가 아니라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다시 채우는 치유와 성찰의 시간이었습니다. 매일의 페달링과 함께 쓴 짧은 글들은 바람과 햇살, 고독과 만남, 그리고 떠남과 되돌아옴의 순간들을 담담하게 담아냅니다.
책에는 여행 중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오래전 기억 속 누나와의 첫 자전거 추억, 늦둥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40년 만에 다시 찾은 고향 서산의 풍경이 교차하며 펼쳐집니다. 저자는 폴과 메리를 모델 삼아 비양도 바닷바람 속에서, 순천만 갈대숲에서, 제주 돌문화공원 미로 같은 숲길에서 사진 작업을 이어가며, ‘유랑’과 ‘노마드’라는 삶의 방식을 몸으로 체화해 갑니다. 그 과정에서 8kg의 체중이 빠지고, 무릎은 아프고, 텐트는 침수되고, 그럼에도 매일 아침 해와 함께 일어나 다시 페달을 밟는 반복 속에서 저자는 ‘비워지는 것’과 ‘채워지는 것’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이 책은 자전거 여행기이자 동시에 한 사람의 내밀한 고백이며,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시각적·정서적 기록물입니다. 비양도에서 5박 6일, 돌문화공원에서 나흘을 머물며 ‘매혹’과 ‘유혹’에 빠졌던 순간들, 친구들과 나눈 술자리와 재회,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 어머니를 떠나보낸 상실의 기억까지 솔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동안 느끼는 자유와 고독,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함께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책 속으로
[본문 발췌: 프롤로그 중에서]
자전거는 내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친구다 내 마음을 백 퍼센트 수렴하며 몸과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건강하게 한다 자전거 여행은 순수한 몸의 동력으로 느리거나 빠르지 않게 적당한 속도로 움직이며 세상을 보고 느끼는 여행이다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도심을 벗어나면 자연의 모든 것들과 하늘과 땅이 친구가 된다 문명화되지 않고 문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 알게 된다 55일 동안 쉬지 않고 달린 거리는 3,000여 km 정도다
혼자일 때 온 힘을 다 하고 기운이 빠지고 생각도 없어질 때 그때 비로소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진다는 것을, 비어있는 곳이 채워진다는 아주 쉽고 간단한 진리도 알게 되었다
서평
페달을 밟는 순간, 삶의 무게는 바람에 날아가고 본질만 남는다
자전거를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압니다. 페달을 밟고 달리는 동안에는 쓸데없는 생각이 사라지고, 오직 바람과 햇살, 그리고 숨소리만 남는다는 것을. 양동준 작가의 『2000 마일』은 그 순간의 경이로움을 55일간의 기록으로 펼쳐낸 책입니다. 민통선의 적막부터 비양도의 거센 바람, 제주 돌문화공원의 은밀한 숲길까지, 그가 만난 풍경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삶을 다시 묻는 질문의 장소였습니다. 사진과 짧은 글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리듬은 마치 페달을 밟는 ‘쓰읍~씁 싸악~싹’ 소리처럼 독자를 여정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화려한 명소 대신 ‘텅 빈 길’과 ‘사람 없는 시간’을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여행의 80%를 혼자 달리며, 누나와의 어린 시절 추억, 친구들과의 재회, 늦둥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글 속에 녹여냅니다. 그리고 폴과 메리라는 흙 고양이를 모델 삼아 갈대밭과 해변에서 사진을 찍으며, ‘노마드’로 사는 법을 몸소 배워갑니다. 텐트 안에서 결로 현상으로 얼굴에 물방울이 떨어지던 밤, 비양도 바람에 삐진 폴과 메리, 그리고 여행 막바지 발목 통증으로 페달을 밟지 못하던 순간까지 솔직하게 담아낸 이 책은, ‘완벽한 여행기’가 아니라 ‘살아 있는 기록’입니다.
자전거 여행을 꿈꾸는 분들,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분들, 그리고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정서적 여운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페이지를 넘기며 당신도 피터의 뒷자리에 올라타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지금 곁에 있는 자전거를—혹은 오래 미뤄둔 여행을—다시 꺼내고 싶어질 것입니다. 양동준의 『2000 마일』은 떠남과 되돌아옴, 비움과 채움을 온몸으로 경험한 55일간의 시를 닮은 여행기입니다.
저자 소개
양동준
서울 출생
자전거 레이서
취미, 철인삼종 암벽등반
포토에세이 ‘성열아’ 저자
문학석사
이동 수단을 자전거로 바꾼 후 97년생 둘째 늦둥이보다 나이가 한 살 더 많은 자동차는 10년째 지하 주차장에 박제된 상태로 고립되었다
자전거는 삶의 방식을 바꾸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친구이면서 동반자 역할을 해주었다
2021년은 특별했던 한 해였다
봄에서 여름까지 55일 동안 쉬지 않고 피터 폴 앤 메리와 함께 3,000여 km를 달렸다
유월 중순에 라이딩을 마치고 가을엔 장롱에서 오랜만 친구 전시회를 보러고 무박 2일 25시간 동안 쉬지 않고 피터와 함께 태백산맥을 넘었다
트라이에슬론 경로스를 여러 번 완주했고 세계연맹이 수여한 아이언맨 인증서가 있으니 나는 자전거 레이서라고 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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