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4년 1,460일, 지리산을 온몸으로 그리다: 수묵화가 우용민의 장대한 여정
이 책은 수묵화가 우용민이 2020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만 4년간 지리산을 오르내리며 완성한 450여 점의 작업을 집대성한 기록물입니다. 단순한 작품집을 넘어, 작가가 새벽 어둠 속에서 산을 오르고 눈보라와 비를 맞으며 붓을 든 1,460일 35,000시간의 치열한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독자들은 만복대에서 반야봉을 처음 마주한 순간의 설렘, 백무동 장터목에서 눈꽃을 만나며 느낀 전율, 그리고 천왕봉 일출 앞에서 체험한 숭고함을 작가의 작가노트와 이승미 관장의 도큐먼트를 통해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책에는 〈눈꽃〉〈반야봉〉〈천왕봉 운무〉〈푸른 지리〉〈각황전〉 등 주요 회화 작품 50여 점과 400여 점의 드로잉 중 엄선한 사생 일지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6개월에 걸쳐 완성한 대작 〈눈꽃 210×720cm〉은 2023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초대되어 큰 호응을 받았으며 전남도립미술관에 소장되었습니다. 또한 181×358cm에 달하는 〈반야봉〉은 작가의 기존 표현을 뛰어넘은 결과물로, 절제된 발묵과 한 호흡 한 호흡으로 그려낸 중후한 지리산의 무게가 화면에 깊이 배어 있습니다. 작가는 지리산의 넉넉함과 부드러운 힘을 담아내기 위해 450점의 작품을 그렸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조형언어와 수묵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이 책은 〈지리 화엄〉〈관동 설악〉〈일상다반사〉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리산뿐 아니라 화엄사와 주변 암자, 그리고 작가의 고향 설악산과 내린천, 원대리 자작나무 숲까지 아우르며 우용민의 작품 세계가 백두대간을 따라 북쪽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지금, 자연과 예술, 인간의 내면이 만나는 지점에서 깊은 울림을 찾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지리산智異山이라는 이름이 품은 ‘다름을 아는 지혜’의 의미를, 그리고 한 화가가 온몸으로 산을 그리며 깨달은 예술의 본질을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책 속으로
[본문 발췌: 지리산 사생 일지 중에서]
05시 서울에서 지리산으로 출발. 지리산과의 첫 만남. 설렘과 기대감이 함께 했다. 지리산 사생의 첫 시작이라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생각이 많았다. 지리산 지도를 계속 보면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장소를 찾았다. 정령치 휴게소가 산 중턱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정령치휴게소에 차를 주차하고, 화구를 챙겨 지리산 세를 조망하며 서둘러 만복대까지 올라갔다. 만복대에서 자리를 펴고 그어대는 붓질이 절로 호방함이 느껴졌다. 사생하는 내내 지리산 조망과 붓질의 희열 속에 즐거움이 가득했다. 시간이 어찌 가는지도 모를 만큼 행복했다. 해질녘이 되어서야 아쉬운 마음을 두고 산을 내려왔다. 새벽부터 긴 하루를 보낸 뒤라 몸은 지쳐있었지만 설렘과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산이 눈앞에 어른거려 밤새 뒤척였다.
백무동에서 장터목으로 올라가며 <눈꽃> 사생.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해뜨기 전 산장을 나서 장터목으로 올라가는 동안 비는 진눈깨비로 바뀌었다. 이미 산 정상은 눈이 쌓이고 있었다. 산 중턱부터 먼 산에 눈꽃이 피기 시작한다. 장터목에 이르자 멀리 아침 해가 떠오르며 지리산 절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있었다. 이 절경을 만나기 위해 새벽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산에 오른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아!!!’ 하는 탄성이 저절로 터졌다. 이 순간의 감동은 내가 받은 감동을 그대로 다른 이들에게도 꼭 전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도록 했다. 이 순간을 담기 위한 노력이 작품 <눈꽃>을 그릴 힘을 주었다.
서평
산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산과 함께 호흡하는 화가의 4년
우리는 왜 산을 그립니까? 풍경을 재현하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자연 앞에 선 인간의 경외심을 담기 위해서일까요? 우용민 작가의 《지리智異》는 그 어느 쪽도 아닌, 오롯이 ‘산과 함께 살아낸 시간’ 그 자체를 기록한 책입니다. 2020년 11월 첫 새벽, 만복대에서 반야봉을 마주한 순간부터 2024년 천왕봉 운무를 그리기까지, 작가는 4년간 1,460일을 지리산과 함께 호흡했습니다. 이 책은 그 긴 여정의 결과물이자, 한 화가가 자연 앞에서 겸손하게 배우고 성장한 기록입니다.
이 책의 백미는 작가가 직접 기록한 사생 일지와 이승미 관장의 도큐먼트입니다. 새벽 5시 서울을 출발해 장시간 운전 끝에 산에 오르고, 편의점 햇반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눈보라와 추위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작가의 인고가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또한 6개월간 400점의 드로잉을 거쳐 완성한 대작 〈눈꽃〉, 작가의 표현을 한 단계 도약시킨 〈반야봉〉, 그리고 천왕봉에서 맞은 일출과 운무를 담은 작품들은 단순한 산수화를 넘어 ‘체험으로서의 수묵’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지리산은 문학 속에서는 풍성하게 등장하지만 회화로는 드물었습니다. 우용민은 이 책을 통해 지리산을 자신만의 언어로 그려낸 화가로 기억될 것입니다.
산을 사랑하는 이들, 수묵의 현대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이들, 그리고 예술이 삶과 어떻게 만나는지 궁금한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권합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지리산智異山이 품은 ‘다름을 아는 지혜’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며, 한 화가가 온몸으로 산을 그리며 발견한 예술의 본질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우용민의 붓은 이제 고향 설악과 금강을 향해 나아갑니다. 우리는 곧 그가 그려낼 새로운 세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우용민
수묵화가 우용민은 자연을 깊이 응시하고, 그 안에서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2020년 8월, 행촌미술관 개인전 《두륜頭輪》을 통해 두륜산의 역사적 풍경을 수묵으로 풀어낸 이후, 작가는 창작의 무대를 지리산으로 옮겼다.
같은 해 11월, 겨울이 시작된 지리산에서 처음 붓을 든 작가는 4년간, 총 1,460일, 35,000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오로지 지리산을 마주하고 기록하는 데 바쳤다. 그 치열한 탐구의 결과로 400여 점의 드로잉과 50여 점의 수묵 회화 작품 《눈꽃》, 《반야봉》, 《천왕봉 운무》, 《푸른 지리》, 《각황전》 등 주요 수묵 회화 작품 50여 점을 완성했다.
우용민의 수묵화는 산수의 재현을 넘어, 시간과 공간, 감각과 존재를 교차하는 ‘경험으로서의 산수’를 화폭에 담아낸다. 자연 앞에서 묵묵히 서서, 붓을 들고, 붓을 통해 사유하며, 자연과 함께 호흡한 시간 그 자체를 응축해낸 작가의 작업은 ‘정험으로서의 산수풍경’을 회화로 표현한 것이다. 자연 앞에서 묵묵히 서서, 붓을 들고, 붓을 통해 사유하며, 자연과 함께 효율한 시간 그 자체를 응축해 낸다.
2025년 현재 그는 그의 고향 강원도로 가는 길을 탐색 중이며, 오래된 수묵으로 이명의 기억을 표현한 선배의 호흡을 이어가고자 자연과 인간, 그리고 마음의 형상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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