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령·감루연습

원래 가격: ₩18,000.현재 가격: ₩16,200.

[시리즈] 천승세 대표작품선 1

저자
천승세

이 책은 195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점례와 소’를 필두로 1960~70년대 발표된 천승세의 대표 단편 14편을 묶은 첫 번째 단편선입니다. 천승세 대표작품선의 첫 권으로 펴내는 이 소설집은, 소설·희곡·시 모든 장르에서 정식 등단하며 한국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의 출발점이자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고향 목포와 전남 일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가난과 폭력, 욕망과 인정이 뒤섞인 1960년대 한국 민초들의 삶을 생생하게 목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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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낯익은 고향에서 피어오르는 낯선 진실: 천승세 단편소설 세계의 출발점

이 책은 195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점례와 소’를 필두로 1960~70년대 발표된 천승세의 대표 단편 14편을 묶은 첫 번째 단편선입니다. 천승세 대표작품선의 첫 권으로 펴내는 이 소설집은, 소설·희곡·시 모든 장르에서 정식 등단하며 한국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의 출발점이자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고향 목포와 전남 일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가난과 폭력, 욕망과 인정이 뒤섞인 1960년대 한국 민초들의 삶을 생생하게 목격하게 됩니다.

천승세는 흔히 ‘토속적’이라는 수식어로 불리지만, 그의 소설은 단순한 지방색을 넘어 인간 본성의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봅니다. ‘점례와 소’에서 어린 계집종 점례가 자신을 학대하는 도선이에게 느끼는 뒤틀린 애정, ‘포대령’에서 전쟁의 망령에 사로잡힌 채 전사(戰死)를 꿈꾸다 비극적으로 쓰러지는 퇴역 군인, ‘봇물’에서 등제 방죽을 사이에 둔 남녀의 욕망과 물 싸움―이 모든 이야기는 가난하고 억눌린 존재들이 어떻게 생존하고 사랑하고 증오하는지를 날것 그대로 보여줍니다. 작가는 전라도 사투리를 살린 생생한 대화와 치밀한 심리 묘사로 독자를 1960년대 한국 농촌과 도시 변두리 한복판에 세워 놓습니다.

이번 ‘천승세 대표작품선’ 발간은 작가 타계 후 유족과 하동 천승세 기념사업회가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결실입니다.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웠던 작품들을 다시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한국 문학의 거목이 남긴 치열한 예술혼을 후학과 독자들이 온전히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천승세 특유의 억센 문장과 뜨거운 인간애 속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인간 본성의 진실을 마주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소설집을 권합니다.

책 속으로

[본문 발췌: ‘점례와 소’ 중에서]

나의 씨앗 작업은 소소한 일상에서 시작됐다. 유학 시절, 다른 문화와 역사, 다른 삶의 태도들을 접하며 정체성의 혼란과 몸과 정신에 대한 나의 관심은 채식 생활을 시작하게 했다. 오랜 시간 나의 점심식사는 샐러드 한 접시였으므로 주어진 공간 어디든, 화분과 플라스틱 용기에도 채소들을 심고 가꾸었다. 여기저기에 심고, 옮겨 심다 우연히 수세미에 떨어진 씨앗이 발아하기 시작했다. 무척 신기했다. 그때부터 모든 가능한 용기와 천, 종이에 씨앗을 발아시켰고, 그 시도가 오늘날의 이숙(異熟), Metamorphosis 시리즈 작품이다.

이숙(異熟)은 불교철학에서 ‘모든 존재의 다른 성장, 다른 방식의 성숙’을 의미하며 식물이라는 매체, 즉 씨앗이 발아, 성장, 소멸해 가는 과정은 이숙의 은유적인 표현이다. 나의 작업 세계는 끊임없는 성장과 변화, 움직임 속에 살아있는 것, 생명성에 대한 조형이라 하겠다.

2011년 남극 킹조지섬 세종기지에 레지던시로 체류하며 변화하는 바다 풍경을 촬영하기 위해 한밤중 바다에 서 있는데 극심한 추위와 바람에 몰려오는 빙산과 유빙들로 생경한 풍경을 목격하게 된다. 변화하는 자연 앞에 속수무책으로 경험한 거대한 빙산의 움직임은 비현실적이면서 경이로움 그리고 숭고함 자체였다. 동시에 급격히 밀려오는 두려움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 두려움이 곧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찰나의 심리적 죽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면서 갖게 된 존재에 대한 사유를 빌어 표현한 것이 <존재의 가벼움>이다. 옷을 숙주로 씨앗의 발아와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았는데 생명의 성장과 변화, 움직임 속에 살아있는 것 그리고 생명의 유한함을 은유적으로 담은 작품이라 하겠다.

서평

1960년대 한국, 가난과 욕망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14편의 치열한 기록

천승세의 소설을 읽는 일은 결코 편안하지 않습니다. 종이 되어 주인집 도련님을 짝사랑하는 꼽추 소녀, 전쟁의 망령에 사로잡혀 채석장 폭음을 포성으로 착각하며 달려가 죽는 퇴역 군인, 물 한 모금을 두고 벌이는 남녀의 치열한 싸움―이 모든 이야기는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가차 없이 드러냅니다. 작가는 전라도 사투리를 살린 생생한 대화와 치밀한 심리 묘사로 1960년대 한국 사회 밑바닥 사람들의 삶을 한 치의 과장 없이 복원해 냅니다. 그 안에서 독자는 가난이 얼마나 인간을 비루하게 만드는지, 동시에 그 비루함 속에서도 얼마나 뜨겁게 사랑하고 증오하는지를 목격하게 됩니다.

천승세 문학의 진가는 단순히 ‘토속적’이라는 수식어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보편성에 있습니다. ‘예비역’에서 홀아비와 과부, 그리고 어린 고아가 만들어내는 비극적 삼각관계는 전쟁 이후 한국 사회의 상처를 응축하고 있으며, ‘분홍색’에서 포경수술을 앞둔 동정(童貞) 남성의 심리는 1960년대 성 풍속을 넘어 오늘날에도 유효한 남성성의 문제를 건드립니다. 작가는 어떤 도덕적 판단도 내리지 않은 채, 다만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보여줄 뿐입니다. 그 냉정함이 오히려 독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듭니다.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웠던 천승세의 대표 단편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 문학 독자들에게 큰 행운입니다. 1960년대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싶은 분, 인간 본성의 민낯을 마주하고 싶은 분, 그리고 무엇보다 ‘잘 쓴 소설’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천승세가 왜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인지, 그리고 그의 소설이 왜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흔드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저자 소개

천승세

1939년 전남 목포에서 소설가 박화성의 아들로 태어나 목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1년 성균관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5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점례와 소’가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희곡 ‘물꼬’가 입선하고 같은 해 3월 국립극장 장막극 현상 모집에 ‘만선(3막 6장)’이 당선되었다. 1989년 창작과 비평(가을호)에 시 ‘축시춘란’ 외 9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포대령’ ‘황구의 비명’ ‘낙월도’ ‘이차도 복순전’ ‘혜자의 눈꽃’ ‘신궁’ 등이 있으며, 60여 편의 중〮단편, 5편의 장편소설과 미완의 장편 3편, 희곡 ‘만선’ 등과 <몸굿>, <산당화> 2권의 시집, 4권의 수필집, 3권의 꽁뜨집 외 다수가 있다.

신태양사 기자, MBC 전속작가, 한국일보 기자로 활동했고,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 이사,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고문,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위원장과 회장단 상임 고문을 역임했다.

1965년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 1975년 제2회 만해문학상, 1982년 제4회 성옥문화상 예술부문 대상, 1989년 제1회 자유문학상 본상을 수상하였다.

암으로 투병 중 전신으로 암세포가 전이되어 약 2개월 와병 후 2020년 11월 27일 자정을 막 넘긴 시각 영면했다.

미리보기

ISBN

9791192756592

쪽수

291

저자

천승세

발행일

2024-10-30

시리즈

천승세 대표작품선 1

판형

152*225

제본

무선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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