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구 / 한국현대미술선 060

원래 가격: ₩22,000.현재 가격: ₩19,800.

[시리즈] 한국현대미술선 060

저자
강경구

이 책은 한국 회화의 뚜렷한 궤적을 그려온 작가 강경구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화집입니다. 1990년대 초 연작에서 서울의 산과 도시 풍경을 거친 필획으로 담아내기 시작한 이래, 2000년대 시리즈에서는 한지에 수묵으로 원초적 자연의 숨결을 쏟아냈고, 이후 , , 등의 연작을 통해 인간과 자연, 기억과 장소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해 왔습니다. 이 책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진행된 이러한 작업들이 200여 점의 도판과 함께 실려 있으며, 김진하, 고충환, 이주헌, 박영택 등 주요 평론가들의 비평문과 작가 자신의 작가노트가 작품을 깊이 있게 조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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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투박한 붓질로 생명을 붙잡다: 강경구가 그려낸 시간과 땅

이 책은 한국 회화의 뚜렷한 궤적을 그려온 작가 강경구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화집입니다. 1990년대 초 <서울별곡> 연작에서 서울의 산과 도시 풍경을 거친 필획으로 담아내기 시작한 이래, 2000년대 <숲> 시리즈에서는 한지에 수묵으로 원초적 자연의 숨결을 쏟아냈고, 이후 <먼 그림자>, <지평선>, <우러라 우러라> 등의 연작을 통해 인간과 자연, 기억과 장소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해 왔습니다. 이 책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진행된 이러한 작업들이 200여 점의 도판과 함께 실려 있으며, 김진하, 고충환, 이주헌, 박영택 등 주요 평론가들의 비평문과 작가 자신의 작가노트가 작품을 깊이 있게 조망합니다.

강경구의 그림은 드로잉과 회화가 겹치는 지점에 있습니다. 일획의 결정으로 화면에 내던지는 붓질은 장인적 완결보다 순간의 진실을 담아내며,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그 기운과 생명력을 포착하는 데 집중합니다. <송계리>와 <임계리> 같은 백두대간의 능선들, 한강변 잡초의 생존 투쟁을 그린 <우러라 우러라>, 남한산성 소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역사의 기억, 그리고 서울역 주변을 배회하는 사람들의 뒷모습까지—그의 화면에는 풍경이 아니라 ‘장소’가, 형태가 아니라 ‘서사’가 살아 숨 쉽니다. 특히 수묵 드로잉들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나 표암 강세황의 송도기행첩을 연상시키면서도, 동시에 철저히 현대적인 감각으로 공간을 재구성해냅니다.

이 책에 실린 작가노트는 몽골 초원의 야생과 인도 바라나시의 영혼들, 남극 빙산 앞에서의 경외감과 두려움 등 작가가 직접 걸어온 여정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강경구는 단순히 눈으로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땅을 밟고 바람을 맞으며 몸으로 체험한 것들을 화면에 옮깁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완성도보다 ‘그리기’ 자체의 생동감을, 묘사보다 존재의 본질을 전합니다. 한국현대미술선 060권으로 출간된 이 화집은 강경구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한국 회화의 한 축을 이루는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온전히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물입니다.

책 속으로

[본문 발췌: 작가노트 <야생의 길 위에서> 중에서]

여기는 몽골 초원 그 가운데 어디쯤이다. 연한 백록의 허브와 보라색 라벤더가 지천으로 깔려 코와 눈을 멀게 한다. 시작이 없고 끝이 없는 아스라한 지평선. 그 끝 즈음해서 너른 하늘이 명징하게 솟아오른다.

그러나 그 길에도 엄연한 생로병사의 윤회가 존재한다. 태어나는가 하면 사라지고, 다시 만들어졌다가는 순식간에 바람 속으로 사라진다. 차 한번 지나가면 길이요, 비 한번 내리면 황무지다. 모든 평원이 다 길이요. 모든 평원이 다 길이 아니기도 하다.

몇 날 몇 일을 토할 듯 덜컹거리고, 머리가 지끈지끈 달아올라 차라리 지독한 먼지바람이 상쾌하게 느껴질 때, 우리는 겨우 야생의 길 그 초입에 다다른다. 그리고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신기할 것도 없는 너무나 무표정한 이 절대 공간, 그 절대 자연 속에 파묻힐 때쯤 얼핏 바람 속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다. ‘너는 누구냐?’

서평

한 획에 담긴 생명, 덜 그려서 더 충만한 그림의 미학

강경구의 그림 앞에 서면 ‘미완성’처럼 보이는데도 더 이상 손댈 곳이 없다는 모순적 감각에 사로잡힙니다. <송계리>의 백두대간 능선은 거칠고 투박한 터치 몇 번으로 꿈틀거리는 산의 근골을 드러내고, <우러라 우러라>의 한강변 잡초들은 얼기설기한 붓질만으로 생존 투쟁의 처절함을 전합니다. 이것은 장인적 꼼꼼함으로 완결된 그림이 아니라, 순간의 감각과 몸의 반응이 화면에 직접 각인된 ‘그리기’입니다. 마치 서예의 일획처럼, 한 번 내지른 붓질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흔적으로 남는 방식—그것이 강경구 회화의 본질입니다.

이 책에 실린 비평들은 그의 작품이 단순한 풍경화가 아님을 명료하게 밝혀줍니다. 김진하는 ‘그림다움’과 ‘그리기’를 구분하며 강경구 특유의 프리미티브한 감각이 기운으로 번역되는 과정을 포착하고, 심상용은 소나무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다루고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남한산성 적송 연작에는 병자호란의 굴욕이, 서울별곡 연작에는 도시의 역사적 지층이, 먼 그림자 연작에는 바라나시 강변의 영혼들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들은 재현이 아니라 해석이며, 기록이 아니라 체험입니다.

한국 회화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계승하면서도, 결코 전통에 안주하지 않는 강경구의 작품 세계를 이 한 권으로 만나보십시오. 수묵과 아크릴, 한지와 캔버스를 넘나들며 일관되게 생명과 시간, 기억과 장소를 천착해 온 그의 여정은 오늘날 우리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본다는 것’이 얼마나 깊은 행위인지를 다시금 질문하게 만듭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산과 강과 도시를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저자 소개

강경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2024년 나마갤러리(서울), 2022년 우손갤러리(대구), 2018년 아트센터 화이트 블록(파주), 2013년 공 아트 스페이스(서울), 2011년 사비나미술관(서울), 2001년 제12회 이중섭미술상 수상전(조선일보 미술관, 서울), 2000년 금호미술관(서울), 1991년 금호미술관(서울)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2023년 제3회 전남 수묵 비엔nalale(진도), 2021년 예술의전당 나무 그림이 되다전(서울), 2017년 한국의 진경-독도와 울릉도전(예술의전당, 서울), 2010년 젊은모색30 1981-2010(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1년 한국미술 2001-회화의 복권(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2000년 제12회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하였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리움, 금호미술관, 사비나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미리보기

ISBN

9791192756530

저자

강경구

발행일

2024-10-30

시리즈

한국현대미술선 060

판형

150*180

쪽수

192

제본

무선제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