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산조의 리듬으로 그려낸 어둠과 밝음, 사이와 분포: 이만수 35년 회화의 존재론적 기록
이 책은 1989년 관훈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35년간 한국화의 독자적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화가 이만수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화집입니다. 단순한 작품 도록을 넘어, 작가노트와 홍가이(Kai Hong)·이준희·고충환·박영택·류철하·이주헌 등 6인의 비평 텍스트를 통해 ‘산조(散調)’라는 한국 음악의 리듬이 회화로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그 존재론적 실천의 궤적을 생생하게 조망합니다. 독자들은 새벽이라는 시간 속에서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 이만수의 화면이 어떻게 ‘성(誠)’—우주의 진실된 리듬에 대한 충실성—과 ‘담(淡)’—절제와 내려놓음의 미학—을 구현하며, 한국적 근대성의 정조(正調)를 실현해 왔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에 실린 비평들은 이만수 회화를 이해하는 깊이 있는 철학적 통로를 제공합니다. 홍가이는 기오스모시스(Qiosmosis) 철학을 바탕으로 이만수의 작업을 ‘공명하는 파동장’으로서 존재론과 연결하며, 성과 명, 담과 정조라는 동아시아 개념들을 현대 회화의 방법론으로 재해석합니다. 이준희는 작품 속 인물 형상을 ‘인물 풍경화’이자 ‘시대의 초상’으로 읽어내며, 고충환은 쓸고 닦고 씻어내는 작가의 행위가 자기수양의 관념을 그림의 살 속으로 스며들게 한다고 분석합니다. 또한 박영택은 마당이라는 장소성 속에서 전통적 미감과 현대적 사유를 묶어내는 작가의 시도를, 류철하는 산포적 화면이 현대회화의 평면성과 전통구도의 해체를 동시에 이루어낸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다층적 해석은 이만수의 회화를 단순한 추상이나 재현을 넘어, 한국적 감수성의 리듬과 숨결을 물질로 번역하는 존재론적 실천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이 책은 <산조-새벽>, <사이와 분포>, <성-산조>, <불·꽃> 등 주요 연작과 드로잉을 총망라하며, 1989년부터 2026년까지 국내외 28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을 통해 펼쳐진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한 권에 담았습니다. 캔버스를 비로 쓸고, 긁고, 물로 씻어내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형상과 비형상, 현존과 부재가 공존하는 화면을 만들어낸 이만수의 작업은, 한국 현대 미술이 서구 모방이 아닌 자기 토양의 리듬에서 출발할 때 도달할 수 있는 깊이를 증명합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회화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고 숨 쉬며 공명하는 예술임을, 그리고 진정한 근대성이란 외래 양식이 아닌 내면의 진실성과 조율에서 비롯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책 속으로
[본문 발췌: 작가노트 중에서]
세계와 삶의 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이것과 저것, 어둠과 밝음, 불안과 희망 등의 순환을 어떻게 회화적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산과 산 사이에 놓인 도시와 마을, 들과 마당은 파내고 메워지는 땅의 역사와 개별 존재의 고난과 감동이 축적된 장소다. 이 공간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개인의 기억과 삶의 서사가 겹겹이 쌓여 형성된 깊이와 두께의 상징이 된다. 밭고랑의 선, 산의 능선, 바다의 물결은 파이고 메워지기를 반복하는 삶과 시간의 움직임을 환기하며, 나는 이러한 흐름을 선과 색의 진동으로 번역하고자 한다. 풍경은 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시간과 감각이 퇴적된 공간으로 암시된다.
산조는 어둠과 밝음 사이를 넘나드는 세계와 삶의 리듬이다. 나의 회화에서 드러남과 지워짐, 형상과 비형상, 선과 색채 사이를 오가며 생겨나고 사라지는 리듬을 은유한다. 이는 특정 서사를 강조하기보다, 감각의 흐름과 화면의 호흡을 중시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서평
화면 위로 흐르는 산조의 가락, 한국 회화의 존재론적 진실성을 만나다
우리는 흔히 그림을 ‘본다’고 말하지만, 이만수의 화면 앞에 서면 그것이 단순히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옅은 색조가 화면 위에 숨 쉬듯 떠다니고, 희미한 긁힌 자국들은 시간의 지문처럼 물감을 가로지릅니다. 그의 그림은 새벽이라는 시간—어둠과 밝음이 서로 스며드는, 은밀하고도 숭고한 순간—을 담아내며, 우리를 존재 자체의 리듬으로 초대합니다. 이 책은 35년간 이만수가 비로 쓸고, 긁고, 씻어내며 구축해 온 ‘담(淡)’의 미학과 ‘성(誠)’의 철학을 생생하게 기록한 귀중한 아카이브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작가의 육성과 6인의 비평가들이 제공하는 다층적 해석이 서로 공명하며 독자를 깊은 사유의 장으로 이끈다는 점입니다. 홍가이는 기오스모시스라는 독창적인 철학적 틀을 통해 이만수의 회화를 ‘공명하는 파동장’으로 읽어내며, 한국 전통 음악 산조의 즉흥적 리듬이 어떻게 화면 위에서 성(진실성), 흥(솟구침), 명(명료함)의 순환으로 구현되는지를 밝힙니다. 이준희는 인물 형상을 ‘풍경’으로 읽으며 시대의 초상으로 확장하고, 고충환은 작가의 쓸고 닦는 행위가 상징을 그림의 살로 녹여낸다고 분석합니다. 박영택은 마당이라는 한국적 장소성이 작가의 화면에서 어떻게 개인적 사연과 서사를 담아내는지를, 류철하는 산포적 구도가 현대회화의 평면성과 전통의 해체를 동시에 성취한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비평들은 단순히 작품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독자들로 하여금 한국 현대 미술이 서구 모방이 아닌 자기 토양의 리듬에서 출발할 때 도달할 수 있는 깊이를 체감하게 합니다.
지금, 모든 것이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시대에 이 책을 권합니다. 이만수의 회화는 스펙터클과 주목 경제에 맞서, 조용하고 내향적인 태도로 존재의 본질에 다가가는 ‘반문명적이자 혁명적인 행위’입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독자들은 화면 속 희미한 흔적과 여백이 오히려 가장 깊은 울림을 전달할 수 있음을, 절제가 부재가 아니라 가장 정제된 형태의 현존임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진정한 근대성이란 외래 양식의 모방이 아니라 우리를 지탱하는 내면의 리듬에 대한 충실성임을, 그리고 회화가 보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고 숨 쉬며 공명하는 예술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만수의 산조하는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저자 소개
이만수
1961년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고등학교를 거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89년 관훈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지금까지 서울, L.A, 뉴욕, 중국 사문 등 국내외에서 28번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주요 초대전으로는 시류하는 빛(안상철일림미술관), 현대 한국화의 길(강릉시립미술관), 지금여기(포항시립미술관), 탄생(양평군립미술관), 젊은 모색 90전(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출품하였으며, 현재 한국의 위상과 전망전(현대시립미술관), 한국화의 오늘과 내일’97(워커힐미술관)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초기 ‘불볕’시리즈는 압용한 현실 속 회망의 빛을 주제로 하여 아둑을 속의 회망을 표현하였고, ‘자성방’과 ‘성’시리즈에서는 중용과 현재를 이해과 합게 색채감과 자유로운 창작을 통해서 세계 변화의 무수한 현상 속 회발과 불안정한을 표화적이었다. 2000년 이후 ‘산조’시리즈로 이어지며 작업은 대륙를 넘어 우주적 작업과 동시에 분포를을 그치지 세계를 변화와 담을 리를과 관계를 작화과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이만수는 세계의 변화와 담을 리듬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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