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은 나의 만트라이다』는 작가 류지수가 인물화에서 추상으로 나아가며 ‘비움’이라는 주제를 시각화한 예술 여정입니다. 반복되는 빈 사각형 도상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고 감정을 정화하는 과정을 담았으며, 작가 노트를 통해 예술과 삶의 교차점을 진솔하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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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비움은 나의 만트라이다』는 작가 류지수가 오랜 인물화 작업을 넘어, 내면의 감정과 사유를 추상의 언어로 풀어낸 예술 여정의 기록입니다. 작가는 한때 사람의 표정과 시선을 통해 삶의 결을 그려내고자 했지만, 언젠가부터는 형상의 재현만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깊이에 이끌려 추상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비움’이라는 주제는 그녀의 작업과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수행이 되었고, 이는 반복되는 ‘빈 네모’라는 시각적 상징으로 구현됩니다. 그 빈 사각형은 번뇌를 걷어내는 행위이자, 마음의 중심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결국 자신을 마주하는 통로가 됩니다.
책은 인물화 시절의 작품부터 추상 작업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변화된 시선과 사유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특히 〈Mantra – Emptying〉 연작은 단순한 도상 이상의 명상적 태도를 담고 있으며, 그 반복과 몰입의 과정을 통해 감정의 소용돌이를 정화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또한 수록된 작가 노트와 작업 일지는 그녀가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심정으로 작품을 마주했는지를 생생하게 전하며, 예술과 삶이 맞닿아 있는 지점을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책 속으로
비움은 나의 만트라이다.
나는 오랜 시간 인물화를 그려왔다. 나의 가장 큰 관심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 없이 그린 그림은, 결국 인물을 대상으로 한 정물화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여 나는 대상의 감정과 성격, 살아온 시간까지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며 작업해 왔다.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형상을 재현하는 것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어떤 깊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존재에 마음이 머물게 되었다. 내가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무엇들에서 헤매고 있는 나를 보았다. 그 변화는 나를 추상의 세계로 이끌었고, 나는 ‘비움’이라는 주제 앞에 서게 되었다. 더 이상 무엇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지워내고 비워내는가’ 가 나의 작업의 중심이 되었다.나의 마음, 나의 생각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빈 네모는 그 과정에서 태어났으며 이 빈 네모는 번뇌와 상념을 걷어내고 마음을 비우기 위한 나의 만트라이자, 비움을 시각화한 형상이다. 빈 네모를 반복해서 그리는 행위는 생각을 비우고 무념에 이르기 위한 집중의 과정이다.
비움은 나의 만트라이다.
이 문장은 나의 생활, 나의 작업의 본질을 말해준다. 빈 네모를 반복해서 그리는 행위는 많은 생각과 감정을 지우고, 마음을 비우는 과정이다. 나에게 비움은 곧 채움의 시작이며 이 채움은 내가 의도적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난 비움을 시작할 때 채움을 염두에 두진 않았다. 그저 내가 비운자리에 스며들 듯 찾아와서 채워지는 것이다. 캔버스 위 빈 네모들의 반복은 나를 몰입하게 하며, 그 몰입은 마치 수행처럼 나를 정화시켜준다. 그 속에서 나는 조금 더 진실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비움은 완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작업도 늘 진행형이다.
나는 오늘도, 비우고 또 비우며,
끝이 없을 것처럼 이어지는 반복 속에서 비움이라는 만트라를 따라 나아간다.
– 작가노트 중에서
서평
이 책은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비움’이라는 화두를 조용히 건넵니다. 류지수 작가는 복잡한 감정과 내면의 파동을 오랜 시간 화폭 앞에서 직면하며, 그 감정들을 하나하나 덜어내고 지워가는 과정을 거쳐 오늘의 작품을 완성해왔습니다. 반복되는 빈 사각형의 형상은 단순한 도형이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고자 하는 치열한 의지이며, 동시에 삶 속에서 얻은 고요와 평온의 흔적입니다. 작업실을 떠나 낯선 곳에서 마주한 감정들, 어린 시절의 기억, 불현듯 떠오른 풍경들이 조용한 시처럼 그림 속에 흘러 들어갑니다.
저자 소개
류지수
류지수는 오랜 시간 인물화를 중심으로 작업해온 화가로, 감정과 기억, 내면의 깊이를 화폭에 담아내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명동국제아트페스티벌, 남송미술관 등에서 개인전과 초대전을 열었고, 국내외 아트페어 및 단체전에 100여 회 이상 참여하며 왕성한 전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최근에는 ‘비움’을 주제로 한 추상 회화 연작을 통해 삶의 감정적 층위와 예술적 수행의 과정을 시각화하며, 단순한 형상 너머 존재의 본질에 다가가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선과색’ 미술단체 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ISBN | 97911-92756-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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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자 | 2025년 6월 25일 |
쪽수 | 176쪽 |
제본형태 | 하드커버 양장제본 |
크기 | 208 x 208 x 24 mm |
무게 | 824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