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낚은 사연

원래 가격: ₩20,000.현재 가격: ₩18,000.

저자
천승세

『물가에서 낚은 사연』은 소설가 천승세가 평생을 조사(釣士)로 살며 월간 《낚시춘추》에 연재했던 낚시 수필들 가운데 55편을 가려 묶은 유고 산문집입니다. 「점례와 소」로 등단하고 「낙월도」, 「신궁」 등으로 물가와 바닷가 사람들의 삶을 질박한 입말로 그려 온 작가는, 소설 못지않은 애정으로 자신이 직접 몸담았던 낚시터의 사람살이를 기록했습니다. 장자못, 보통리, 공지천, 거문도, 제주도 용머리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의 물가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건들이 생생한 사투리와 입담으로 되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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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소설가 천승세가 평생 물가에서 건져 올린 쉰다섯 편의 낚시 사연

『물가에서 낚은 사연』은 소설가 천승세가 평생을 조사(釣士)로 살며 월간 《낚시춘추》에 연재했던 낚시 수필들 가운데 55편을 가려 묶은 유고 산문집입니다. 「점례와 소」로 등단하고 「낙월도」, 「신궁」 등으로 물가와 바닷가 사람들의 삶을 질박한 입말로 그려 온 작가는, 소설 못지않은 애정으로 자신이 직접 몸담았던 낚시터의 사람살이를 기록했습니다. 장자못, 보통리, 공지천, 거문도, 제주도 용머리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의 물가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건들이 생생한 사투리와 입담으로 되살아납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1부 ‘꽃병물 좀 갈까요’에서는 60~70년대 가난한 문청 시절의 조행과 그 시절 물가에서 스쳐 간 인연들을, 2부 ‘나무늘보의 디스코’와 3부 ‘하느님 형님, 입질 좀 봅시다’에서는 이동하, 김성종, 오영수, 백낙청, 이호철 등 당대 문인들과 함께한 조행기와 바다낚시의 생사를 넘나드는 모험담을 담았습니다. 붕어 한 마리의 입질에서 삶과 죽음, 인정과 몰인정을 길어 올리는 작가 특유의 사유는 단순한 낚시 수필을 넘어선 깊이를 지닙니다.

이 책은 선친의 사후 딸 천의경이 기획하여, 이미 발간된 세 권의 수필집에 흩어져 있던 낚시 관련 글을 추리고 중복을 걷어내 새로 엮은 것입니다. 낚싯대를 분해해 닦고 다시 넣어 두는 자식의 손길처럼 정성껏 갈무리된 이 책은, 물가에서 사람을 만나고 생을 성찰했던 한 소설가의 오랜 조행 기록이자, 사라진 시대의 풍경을 복원하는 귀한 증언입니다.

책 속으로

[본문 발췌: 머리말 중에서]

선친 사후 미발간 유작 몇 권을 발간하고, 이번에 세 권의 수필집에 실렸던 것들 중 중복 게재된 수필을 빼내고 정리하여 낚시 관련 수필 55편을 모았습니다. 선친께 낚시(釣行)는 여가를 선용할 만한 취미라기보다 스스로 밝히셨듯 생존의 위안, 자성과 숙고 끝에 재탄생의 희열을 가져다주는 보람 있는 일이었던 듯싶습니다. 어려서부터 선친과 함께 나선 조행에서 늘 보았던 생각의 더미들을 물 위에 떠올리고 있는 그 몰아의 모습들.

떠나기 전에 설렘, 기대. 물가에서의 오붓한 시간과 재미, 한없는 자성. 돌아오는 길의 피곤함도 보람이 되어 좋아지는 이런 것들이 선친의 一釣三樂의 내용이었다 생각됩니다. 또한 선친께는 그 시간이 구상하는 작품에 대한 값진 숙려의 시간이었다 믿어집니다. 〈神弓〉의 마지막 장면이 쉽게 떠오르지 않아 여러 날 고민하던 중 낚시터에서 마지막 떨며 멈추는 찌올림을 보며 마무리질 수 있었다 합니다.

가끔 근교의 낚시터로 향할 때는 선친의 영정(아버지의 반납하지 않은 마지막 운전면허증)을 목에 걸고 나서고, 일상이 너무 피곤할 때면 늦은 밤 생전 쓰셨던 낚싯대들을 꺼내어 마디 마디 분해하여 殮襲을 하듯 닦아 다시 넣어 둡니다. 아버지! 당신과 낚시하던 물가, 시간, 그 세월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립습니다.

서평

찌 끝에 걸린 것은 붕어가 아니라, 한 시대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낚시 수필이라고 하면 흔히 조과를 자랑하는 가벼운 글을 떠올리기 쉽지만, 천승세의 낚시 수필은 전혀 다릅니다. 장자못에서 만난 병든 청년의 쓸쓸한 방울소리, 국수리 수로에서 가난한 벗이 흘린 버얼건 핏빛 버들잎, 홍도 태풍 속에서 죽음을 마주한 문인들의 침묵. 이 모든 장면들은 낚시라는 행위를 빌려 인간의 생존과 인정, 그리고 서러움을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수십 년 전 황량한 논두렁과 물가를 오가며 만난 사람들의 말투와 표정, 그 시대의 공기를 생생한 사투리와 입담으로 되살려 놓습니다. 떡밥을 개는 손끝에서, 설움에 겨워 동요를 부르던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우리는 조도(釣道)라는 것이 결국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딸 천의경이 선친의 낚싯대를 염습하듯 닦아 정리했다는 발문처럼, 이 책 역시 한 사람의 생애를 정성스레 갈무리한 기록입니다.

물가에서 보낸 시간을 그리워하는 이들, 사라져 가는 정취와 인정을 아쉬워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쉰다섯 편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황량한 저수지 둑길을 걷고 있는 한 사람의 조사가 되어, 지워지지 않는 쓸쓸함과 그리움을 함께 품게 될 것입니다.

저자 소개

천승세

소설가. 1939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195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점례와 소」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희곡 「물꼬」가 당선되었다. 소설집 『황구의 비명』, 중편 「낙월도」, 「신궁」 등을 남기며 물가와 바닷가 사람들의 삶을 질박한 입말로 그려 왔다.

평생을 조사(釣士)로 살며 월간 《낚시춘추》에 수차례 낚시 수필을 연재했고, 2020년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그 가운데 55편을 가려 묶은 것이다.

미리보기

ISBN

9791124694077

저자

천승세

발행일

2026-11-05

판형

128*188

쪽수

432

제본

무선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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