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연

원래 가격: ₩42,000.현재 가격: ₩37,800.

저자
김주연

이 책은 미술가 김주연의 치열한 예술 여정을 집대성한 기록물입니다. 단순한 작품집을 넘어, 작가의 내밀한 고백이 담긴 작가노트와 4편의 심도 있는 비평, 그리고 2편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작품 세계를 다각도로 조망합니다. 독자들은 일상 속 아주 작은 씨앗의 발아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어떻게 불교 철학인 ‘이숙(異熟)’—모든 존재의 다른 성장, 다른 방식의 성숙—이라는 거대한 사유의 세계로 확장되었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독일, 남극, 일본 아오모리 등 세계 각지의 레지던시 경험이 그녀의 조형 언어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었는지, 그 장소 특정적 예술의 변천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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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생명의 발아와 소멸, 그 순환의 미학을 담다: 김주연의 치열한 예술 여정

이 책은 미술가 김주연의 치열한 예술 여정을 집대성한 기록물입니다. 단순한 작품집을 넘어, 작가의 내밀한 고백이 담긴 작가노트와 4편의 심도 있는 비평, 그리고 2편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작품 세계를 다각도로 조망합니다. 독자들은 일상 속 아주 작은 씨앗의 발아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어떻게 불교 철학인 ‘이숙(異熟)’—모든 존재의 다른 성장, 다른 방식의 성숙—이라는 거대한 사유의 세계로 확장되었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독일, 남극, 일본 아오모리 등 세계 각지의 레지던시 경험이 그녀의 조형 언어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었는지, 그 장소 특정적 예술의 변천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책에 실린 비평들은 김주연의 예술을 이해하는 깊이 있는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고충환은 자연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대하는 ‘살림의 미학’을, 김원방은 작품 이면에 흐르는 ‘치유와 죽음충동’의 양가성을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또한 엄기홍은 그녀의 거대 설치 작업에서 느껴지는 ‘언캐니(uncanny)함’과 몸으로 깨닫는 ‘체인(體認)으로서의 숭고미’를 철학적으로 풀어냅니다. 이러한 비평적 시각은 살아있는 식물이 옷, 신문, 가구 위에서 자라나고 시들어가는 김주연 특유의 ‘유기체적 풍경’을 단순한 생태 미술을 넘어선 실존적 성찰의 장으로 안내합니다.

이 책은 <이숙(異熟)> 시리즈를 포함해 <일상의 성소>, <메타모르포시스>, <유기체적 풍경> 등 주요 연작들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전시가 끝나면 사라져버리는 설치 미술의 시간적 한계를 넘어, 텍스트와 이미지를 통해 영구적인 기록으로 남겨진 김주연의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생명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변태(Metamorphosis)하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 깊은 울림을 전달할 것입니다.

책 속으로

[본문 발췌: 작가노트 중에서]

나의 씨앗 작업은 소소한 일상에서 시작됐다. 유학 시절, 다른 문화와 역사, 다른 삶의 태도들을 접하며 정체성의 혼란과 몸과 정신에 대한 나의 관심은 채식 생활을 시작하게 했다. 오랜 시간 나의 점심식사는 샐러드 한 접시였으므로 주어진 공간 어디든, 화분과 플라스틱 용기에도 채소들을 심고 가꾸었다. 여기저기에 심고, 옮겨 심다 우연히 수세미에 떨어진 씨앗이 발아하기 시작했다. 무척 신기했다. 그때부터 모든 가능한 용기와 천, 종이에 씨앗을 발아시켰고, 그 시도가 오늘날의 이숙(異熟), Metamorphosis 시리즈 작품이다.

이숙(異熟)은 불교철학에서 ‘모든 존재의 다른 성장, 다른 방식의 성숙’을 의미하며 식물이라는 매체, 즉 씨앗이 발아, 성장, 소멸해 가는 과정은 이숙의 은유적인 표현이다. 나의 작업 세계는 끊임없는 성장과 변화, 움직임 속에 살아있는 것, 생명성에 대한 조형이라 하겠다.

2011년 남극 킹조지섬 세종기지에 레지던시로 체류하며 변화하는 바다 풍경을 촬영하기 위해 한밤중 바다에 서 있는데 극심한 추위와 바람에 몰려오는 빙산과 유빙들로 생경한 풍경을 목격하게 된다. 변화하는 자연 앞에 속수무책으로 경험한 거대한 빙산의 움직임은 비현실적이면서 경이로움 그리고 숭고함 자체였다. 동시에 급격히 밀려오는 두려움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 두려움이 곧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찰나의 심리적 죽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면서 갖게 된 존재에 대한 사유를 빌어 표현한 것이 <존재의 가벼움>이다. 옷을 숙주로 씨앗의 발아와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았는데 생명의 성장과 변화, 움직임 속에 살아있는 것 그리고 생명의 유한함을 은유적으로 담은 작품이라 하겠다.

서평

전시장의 식물은 시들지만, 책 속의 사유는 영원히 자라납니다

김주연 작가의 작업은 ‘살아있음’ 그 자체를 재료로 삼습니다. 작가는 캔버스 대신 헌 옷과 버려진 신문, 낡은 가구 위에 씨앗을 심고, 그 위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경이로움과 소멸의 숭고함을 전시장에 불러들입니다. 하지만 식물이 자라고 시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녀의 설치 작품은 전시의 종료와 함께 물리적으로는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녔습니다. 이 책은 그 찰나의 미학과 오랜 시간 동안 작가가 천착해 온 생명에 대한 철학적 고뇌를 영원히 붙잡아 둔 귀중한 아카이브입니다.

우리는 왜 김주연의 작품 앞에서 기이한 아름다움(Uncanny)과 숭고함을 동시에 느낄까요? 이 책은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남극의 빙산 앞에서 느꼈던 압도적인 두려움과 경외감, 일상의 사물 틈에서 싹트는 씨앗을 보며 깨달은 ‘이숙(異熟)’의 철학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었는지 작가의 육성으로 들려줍니다. 고충환, 김원방, 엄기홍 등 평론가들의 예리한 분석은 독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눈으로 보는 감상을 넘어, 생태와 여성, 치유와 죽음이라는 인문학적 층위에서 작품을 깊이 있게 음미하도록 돕습니다.

지금, 삶의 속도에 지쳐 본질적인 위로와 사유가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문명과 자연, 인간과 식물, 생성과 소멸의 경계를 허무는 김주연의 작품 세계를 통해, 당신의 내면에서도 새로운 사유의 씨앗이 발아하기를 기대합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우리 곁의 하찮은 풀 한 포기조차 우주를 삼킨 듯한 거대한 생명력으로 다가오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김주연의 ‘이숙’하는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저자 소개

김주연

김주연은 독일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 순수조형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마이스터슐러(Meisterschülerin) 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녀는 동양철학의 개념인 ‘이숙(異熟)’—즉 불교철학에서 말하는 ‘모든 존재의 다른 성장, 다른 방식의 성숙’—을 바탕으로 《유기체적 풍경 IV》(광주 예술공간집, 2025), 《싹 그리고 정물화: 살아있는 것의 소고》(서울 트렁크갤러리, 2016), 《Metamorphosis》(서울 갤러리 쿤스트독, 2008), 《일상의 성소(聖所)》(서울 포스코미술관, 2005), 《이숙(異熟)》(서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2002), 《시대착오적인 산책》(베를린 스틸 운트 부르흐 갤러리, 1994) 등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또한 《〔ana〕: Please keep your eyes closed for a moment》(샤르자 마라야아트센터, 2015), 《제9회 광주비엔날레 – 라운드테이블》(광주 무각사, 2012), 《Nomadic Report 2012: 남극–살리다》(서울 아르코미술관, 2012), 《Greening Green》(서울 아르코미술관, 2010), 《보태니카》(부산시립미술관, 2018), 《부드러운 권력》(청주시립미술관, 2018), 《환 태평양의 눈: 숨비소리》(제주도립미술관, 2009), 《자연과의 대화》(일본 아오모리 현대미술관, 2004) 등 다양한 국내외 전시 및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남극, 칼 호퍼 재단(베를린), 아오모리 현대미술관(아오모리현), 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서울) 등 국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다양한 문화·역사·장소특정적(site-specific) 환경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미리보기

ISBN

9791192756837

저자

김주연

발행일

2025-12-03

판형

210*260

쪽수

282

제본

무선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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