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조선 백자의 숨결을 오늘에 되살리다: 달항아리 재현과 변주의 기록
이 책은 도예가 윤주동이 1989년부터 도자기를 만들어온 궤적 가운데, 조선 백자와 달항아리를 재현하고 현대적으로 변주해 온 작업들을 집대성한 작품집입니다. 단순한 도록을 넘어서, 작가가 직접 쓴 작가노트와 전시 서문이 곳곳에 실려 있어 달항아리라는 조형이 어떻게 재현되고, 왜 변형되어야 하는지 그 철학과 과정을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독자들은 양구·진주 지방의 백토를 직접 채취하고 수비하는 과정부터, 상·하를 따로 만들어 이어 붙이는 전통 방식의 재현, 그리고 그것을 해체해 새로운 설치 작업으로 변주하기까지의 여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책에는 2023년 ‘하나 되어 큰 달’을 비롯해 ‘고고한 봄(2019)’, ‘선을 괴다(2018)’, ‘줄탁동기(2017)’, ‘오늘의 어제(2016)’, ‘하나의 그릇(2016)’ 등 주요 개인전의 작품 이미지와 전시 풍경이 빼곡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항로 선생 고택에서 촬영한 달항아리의 정경은 고즈넉한 한옥과 백자가 어우러진 장면을 통해, 300년 전 조선 선비들이 달항아리를 감상했을 법한 시공간을 오늘에 재현합니다. 또한 백자 점토판 위에 백토를 수십 번 얇게 바르고 달항아리 형상으로 조각한 ‘도판’ 연작, 그릇을 엎어 쌓아 무한주(無限柱)를 만든 ‘선을 괴다’ 시리즈, 준항아리를 상·하로 분리해 가변적으로 설치한 작업 등은 전통과 현대가 경계 없이 만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윤주동은 달항아리를 ‘희고 둥근 빛’이라 부르며, 그 빛이 시대와 국경을 넘어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조형이 된 이유를 작품과 글로 증명합니다. 2023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8세기 달항아리가 60억 원에 낙찰되며 세계가 주목하는 지금, 이 책은 달항아리가 단순한 골동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생명력을 얻어가는 살아있는 예술임을 일깨워줍니다. 도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물론, 전통의 재현과 현대적 변주라는 창작의 본질을 고민하는 모든 예술가와 독자들에게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전할 것입니다.
책 속으로
[본문 발췌: 희고 둥근 빛 중에서]
2023년 3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8세기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가 456만달러 (약 60억원)에 낙찰되어 달항아리 경매가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가의 4~5배로 기대 이상의 관심을 받았다. 서울옥션은 2019년 도자기 경매가 상위 10개 작품을 공개했는데, 1위부터 3위가 모두 ‘달항아리’였다. 1위는 31억으로 국내 경매에서 낙찰되었고 2, 3위는 홍콩 경매에서 각각 24억과 17억의 경매가를 기록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자신의 문화를 잃어버렸다. 달항아리를 만들던 분원의 관요는 문을 닫고, 백자 기술은 맥이 끊어졌다. 우리 것인데도 재현이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왕실에서 운영하는 국가 산업이었기에 개인이 재현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제대로 재현을 하기위해서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광산과 가마터를 다니고,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강의를 들으며 재현에 조금씩 다가설 수 있었다. 조선 백자와 달항아리를 재현해야 하는 이유는 변형이 되기 전에 원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달항아리 작업을 할 때 재현과 변형을 모두를 하고 있다. 재현을 해서 원형을 만들고, 그 기술과 안목으로 이 시대에 맞게 현대적으로 변용을 하고 있다. 전통과 새로운 변주는 서로 대립 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우리 도자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일에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서평
300년 전 달항아리가 오늘 다시 떠오르기까지, 한 도예가의 치열한 재현과 사유의 여정
달항아리는 이제 한국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화장품 용기에서 카페 이름, 올림픽 성화대까지 곳곳에서 달항아리의 형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달항아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왜 재현해야 하는지 아는 이는 드뭅니다. 이 책은 조선 왕실 관요의 기술이 끊긴 오늘, 도예가 윤주동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광산과 가마터를 찾아다니며 달항아리를 복원해 온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양구와 진주의 백토를 수비하고, 상·하를 따로 빚어 이어 붙이는 전통 기법을 되살려낸 그의 작업은 단순한 복고가 아니라 원형을 지켜야만 자유로운 변주가 가능하다는 예술적 신념의 실천입니다.
책 속에는 재현된 달항아리뿐 아니라, 그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놀라운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백자 점토판 위에 백토로 달항아리를 그려 벽에 거는 ‘도판’ 연작은 입체 항아리를 평면으로 전환하며 ‘달이 뜨는’ 순간을 연출합니다. 또한 그릇을 엎어 투명 판으로 분리하며 무한히 쌓아 올린 ‘선을 괴다’는 중력을 거스르는 아름다움으로, 준항아리를 상·하로 나누어 가변적 설치를 가능케 한 작업은 조선 장인의 지혜를 오늘의 언어로 번역합니다. 작가가 직접 쓴 글들—’줄탁동기’, ‘하나의 그릇’, ‘나의 달못 연대기’ 등—은 도자기를 빚는 일이 곧 수행이자 기도임을 섬세하게 증언합니다.
달항아리를 사랑하는 이들, 전통공예의 현대적 계승을 고민하는 예술가들, 그리고 한국 미학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윤주동의 작업은 과거를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와 현재가 한 그릇 안에서 조화롭게 공존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줍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희고 둥근 달항아리가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시공을 초월한 ‘희고 둥근 빛’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저자 소개
윤주동
개인전
2023 하나되어 큰 달, 갤러리그림손, 서울
2019 고고한 봄, 갤러리웰, 서울
2018 선을 괴다, 갤러리밈, 서울
2017 줄탁동기, 갤러리그림손, 서울
2016 하나의 그릇, 트렁크갤러리, 서울
2016 그릇되지 않은 그릇, 트렁크갤러리, 서울
2016 오늘의 어제, 갤러리밈, 서울
2015 고색창연, 갤러리그림손, 서울
2012 달이 뜬다, 공아트스페이스, 서울
2004 십오년째, 유아트스페이스, 서울
2004 Kranich, Joachim Gallery, 베를린
2000 Maison céramique, Gallery Etienne de Causans, 파리
그룹전
2021 재료의 미학 ; 흙과 나무, 갤러리그림손, 서울
2019 초월시공, 갤러리그림손, 서울
2015 쉼;, 갤러리비원, 서울
2005 로맨틱 상차림과 전통예단, 유아트스페이스, 서울
2001 한국다기명품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 서울
2000 한국다기명품 100인전, 국립민속박물관, 서울
1999 도자기 大박람회 롯데백화점, 서울
1999 세계도자기 엑스포 생활도자전, 경기
아트페어
2025 ART BUSAN 2025, 그림손갤러리, 부산
2024 Diaf 대구국제아트페어, 그림손갤러리, 대구
2023 Diaf 대구국제아트페어, 그림손갤러리, 대구
2021 CONTEXT ART MIAMI, 그림손갤러리, 마이애미
2021 대구아트페어 21, 그림손갤러리, 대구
2021 화랑미술제, 그림손갤러리, 서울
2019 Art Central Hong Kong, 갤러리그림손, 홍콩
2015 G-SEOUL 2015 국제아트페어, 갤러리BK, 서울
수상
2001 세계도자비엔나레 입선, 세계도자기 엑스포
1999 세계도자기 엑스포 특선 수상, 세계도자기 엑스포
1998 제 26회 동아공예대전 입선, 동아일보사
1997 제 25회 동아공예대전 입선, 동아일보사
작품소장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도자재단
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