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가슴이 가리키는 것: 고독과 열망 사이에서 그림과 글로 숨 쉬어 온 한 작가의 내밀한 기록
『너에게도 바람이 불어오길 바래』는 화가 김은선이 캔버스 위에 물감을 올리듯, 종이 위에 가슴의 언어를 풀어낸 그림-글의 기록입니다. 115편의 짧은 산문과 40여 점의 작품 도판이 교차하며 펼쳐지는 이 책은 단순한 작가노트나 에세이를 넘어, 한 예술가의 영혼이 고독 속에서 어떻게 빛나고 시들며 다시 피어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감정의 아카이브입니다. 독자들은 ‘인간’이라는 추상, ‘가슴이 가리키는 것’, ‘눈 부시고 텅 빈 공간으로 떨어지다’와 같은 반복되는 화두를 따라가며, 작가가 왜 회색(Gray)을 사랑하고, 바람을 기다리며, 겨울을 갈망하는지 그 내밀한 이유를 마주하게 됩니다.
김은선의 글은 ‘그리는 / 걷는 / 떠다니는’이라는 세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경계는 흐릿합니다. 작업실에서 붓을 들지 못하고 서성이던 날, 파리와 뉴욕 거리를 헤매던 순간, 남극의 빙산 앞에서 죽음의 공포를 느꼈던 기억, 여덟 살 겨울 아버지와의 이별—모든 시간이 뒤섞이며 하나의 거대한 ‘바람’이 됩니다. 그녀는 ‘오래된 척하기’라는 독특한 조형 언어로 과거와 현재를 중첩시키고, ‘완벽한 비정형’을 캔버스에 담으려 애쓰며, 결국 모든 색을 덮어버리는 회색 속에서 평온을 찾아갑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시려왔다. 불안했다. 웃는다.>, <너에게도 바람이 불어오길 바래>, <눈 부시고 텅 빈 공간으로.. 떨어졌다…>—은 글과 함께 읽을 때 비로소 그 진폭을 드러냅니다.
이 책은 예술가의 삶이 얼마나 치열하고 외롭고 또 아름다운지를 고백하는 동시에, 독자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초대합니다. ‘너에게도 바람이 불어오길 바란다’는 작가의 간절한 바람은, 결국 우리 모두가 각자의 고독 속에서 자신만의 바람을 만나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삶의 본질—존재, 사랑, 이별, 기다림—에 대해 깊이 사유하게 만드는 귀한 시간을 선물할 것입니다. 김은선의 가슴이 가리킨 그 모든 순간들이, 이제 당신의 가슴 속으로 바람처럼 불어오기를 바랍니다.
책 속으로
[본문 발췌: 작가의 글 중에서]
‘인간’이라는 추상. ‘인간을 담고 있는 것은 형체가 아니라, 영혼이다.’ 자코메티를 만나고 싶다. ‘영혼’ 이라는 추상. ‘감정’ 이라는 추상. ‘가슴이 가리키는 것’ 무엇으로 보여지게 하고 싶다는 나의 작은 열망이 그림을 그리게 하고, 글을 쓰게 한다. 나는 ‘추상’으로 그림이 보여진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 ‘아무 것도 없음’ 이 ‘어떤 경지에 이른 것’ 이라면, 그 과정에 내포된 수많은 것들에게 나는 어떠한 예의를 갖추어야 할까…? 늘 고민한다. 어느 날에 내가 같은 행위의 반복을 ‘완성되었음’으로 또는 ‘구축되었음’으로 결정해 버릴까봐 두렵다.
나의 작업 세계는 끊임없는 성장과 변화, 움직임 속에 살아있는 것, 생명성에 대한 조형이라 하겠다. 2011년 남극 킹조지섬 세종기지에 레지던시로 체류하며 변화하는 바다 풍경을 촬영하기 위해 한밤중 바다에 서 있는데 극심한 추위와 바람에 몰려오는 빙산과 유빙들로 생경한 풍경을 목격하게 된다. 변화하는 자연 앞에 속수무책으로 경험한 거대한 빙산의 움직임은 비현실적이면서 경이로움 그리고 숭고함 자체였다. 동시에 급격히 밀려오는 두려움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 두려움이 곧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가슴이 가리키는 것. 추상적인, 너무나 추상적인. 인간의 가슴은 그 지배에 의해 걸어가고 있다.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정제되지 못하는 머리는 가슴을 거치지 못하였다. 는 증거이다. 그리하여 내 그림은 회색으로 돌아가려한다. 언젠가 했었던 그 생각이 다시 돌아온건지도 모르겠다. 유일하게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너. Gray.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는 전설적인 시대의 감성이 깃들어 있다. 생생한 현재에는 온전한 시대가 감성을 지배한다. 보이지 않는 미래의 날들에도 네가 감성을 건드리겠지. 너는 유일하게… 클래식하니까.
서평
삶의 모든 순간이 작품이 되는 순간: 외로움과 열망을 예술로 승화시킨 한 화가의 고백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한 화가의 작업실이 아니라 그녀의 영혼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됩니다. 김은선은 붓을 들지 못하고 캔버스 앞에 서 있던 날, 겨울 바람이 뼛속까지 시리던 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그리고 ‘왜 그림을 그리는가’라는 끝없는 질문 앞에서 흘렸던 눈물을 글로 남겼습니다. 그녀의 문장은 때로는 시처럼 짧고 강렬하며, 때로는 긴 호흡으로 사유의 깊이를 더해갑니다. ‘가슴이 가리키는 것’이라는 반복되는 화두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들고, ‘너에게도 바람이 불어오길 바란다’는 간절한 바람은 우리 모두가 고독 속에서도 자신만의 예술을 찾아가기를 소망하는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김은선의 글과 그림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회색으로 덮인 캔버스는 그녀가 글에서 고백한 ‘완벽한 비정형’의 세계이고, <눈 부시고 텅 빈 공간으로.. 떨어졌다…>라는 작품은 그녀가 남극에서 느꼈던 죽음의 공포와 숭고함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예술가의 삶이 얼마나 처절하고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 고독 속에서 피어나는 작품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작가는 스스로를 ’40년대 파리 어느 거리에서 온 여인’이라 부르며, 세상과 거리를 두고 오직 그림과 글 속에서만 온전히 자신이 되고자 합니다.
지금,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분들, 예술가의 내면이 궁금한 분들, 그리고 자신만의 ‘바람’을 기다리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김은선의 글은 당신에게 위로를 주기보다는, 당신 스스로 자신의 고독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발견하도록 이끌 것입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자신에게 묻게 될 것입니다. ‘나의 가슴은 지금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가?’ 그리고 그 대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바로 당신만의 예술이 될 것입니다. 김은선의 바람이, 이제 당신에게도 불어오기를 바랍니다.
저자 소개
김은선
김 은선 Anne.s.
글은 사람이다. 그림은 영혼이다.
영혼을 품은 사람 우리가 희극적, 비극적 ‘감상적 공간’에 놓여지길 바라며 이것을 ‘바람이 불어오길 바라는…’ 으로 쓰고,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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